2장 리더의 교육, 팔로워의 교육

지식을 넘어 지혜를 만드는 힘

하버드 교수도 열광한 카를 비테식 '다른 교육'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 독일의 한 시골 마을에서 목회를 하던 카를 비테는 장차 테어날 아이를 성공적으로 교육하고자 플라톤, 에라스뮈스, 존 로크, 루소, 페스탈로치 같은 천재들이 집필한 교육 서적과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와 로마의 교육에 관한 문헌들을 연구했는데, 하나같이 19세기 당시 독일의 교육과 다른 교육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카를 비테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비록 아들이 지능이 떨어지긴 했지만 다른 교육을 받으면 얼마든지 천재가 될 수 있다는 확신. 그는 태어난 지 15일 된 아들에게 위대한 시인들의 시를 읽어주었다. 두 살 때부터는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같은 고전을 읽어 주었고, 여덟 살 때부터는 혼자 그리스 로마 고전을 원전으로 읽게 했다.

카를 비테 주니어의 두뇌는 위대한 천재들이 집필한 인문고전을 지속적으로 접하면서 기적처럼 변했다. 여든세 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카를 빝테 주니어는 당대를 대표하는 천재로 칭송받았다.

카를 비테가 지능이 떨어지는 아들을 천재로 키워낸 비결을 쓴 저서가 20세기에 하버드 대학교 도서관 서고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 그리고 그 책을 접한 사람들을 열광의 도나기에 빠뜨렸다.

카를 비테식 교육의 사례

하버드 교수 레오 위너

그의 아들 노버트 위너는 열 두 살에 태프트 칼리지에 입학해서 2년만에 졸업했다. 열네 살에 하버드 대학원 입학, 열여덟 살에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하버드 대학과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교수가 되었고, 인공두뇌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창시했다.

심리학자 보리스 사이디스

아들 윌리엄 제임스 사이디스를 카를 비테식으로 교육하였는데, 가장 중점을 둔 것이 인문고전 독서였다. 그는 『속물과 천재』 에서 "내 아들은 겨우 열두 살이지만 『일리아스』『오디세이아』를 그리스 원문으로 암기하고 있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아리스토파네스 같은 그리스 고전 원전도 쉽고 재미있게 읽는다"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교육

우리나라의 교육은 외견상으로는 학교 교육과 학원 교육으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학교 교육 하나다. 학원 교육의 목표가 학교 성적 올리기 때문이다.

이제는 진실을 깨달아야 한다. 당신이 학교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배우고도 두뇌와 삶에 어떤 변화도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를 알아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의 공교육이 시키는 일밖에 할 줄 모르는 바보를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프러시아(프로이센) 교육 시스템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두뇌를 갖고 싶다면,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하루 또는 일주일에 몇 시간씩 카를 비테식 다른 교육을 실천하기 바란다. 위대한 고전을 집필한 인류의 스승들과 지속적으로 만나 깊은 정신적 대화를 나누기 바란다. 그렇게 그동안 받았던 프러시아식 교육을 두뇌에서 털어내고 지혜와 진리를 추구하는 진정한 배움의 세계로 들어가기 바란다.

장한나는 왜 하버드 철학과를 선택했을까?

아인슈타인이 밝혔듯이 아무리 많은 지식을 축적한다 한들 백과사전을 될 수 있을지언정 천재는 될 수 없다. 천재는 지혜의 영역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장한나는 이 시 대를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가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한 뒤 전공으로 음악이 아닌 철학을 선택했다. 지휘자 주세페 시노폴리는 장한나에게 진정으로 위대한 음악가가 되려면 반드시 인문고전을 공부해야 한다며 하버드 대학교 철학과를 추천했다.

수학과 과학의 천재들은 원리 자체를 만들거나 발견한 사람들이다. 즉 수학/과학 영재교육이 천재를 배출하려면 기존 원리를 터득하는 교육이 아니라 새로운 원리를 창조하거나 발견하는 교육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수학/과학 천재들의 공통점은 새로운 원리를 발견하거나 창조한 천재들이 쓴 고전에 심취하였고 새로운 원리를 발견하고 창조하여 새로운 고전을 집필했다는 것이다. Kaist 외부협력 교수인 김대식의 『공부혁명』에 따르면 현대의 천재들 역시 같은 길을 걸었다.

삼류 학교인 시카고 대학이 노벨상 왕국이 된 사연

나는 확신하고 있다.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제대로 받으면 누구라도 천재가 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제대로에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독서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인문고전을 읽고서 변화하기를 바란다면 자기자신과 전쟁을 치러야 한다. 과거의 자신을 죽이는 처절한 자기투쟁이 뒤따르지 않는 인문고전 독서는 지식의 축적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지식은 인간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삶의 근본적인 변화는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지혜가 있을 때 생격난다. 인문고전 독서를 통한 변화란 바로 지혜를 갖는 것이다.

시카고 대학은 1929년까지 둔재만 거던 소문난 삼류학교였다. 그러나 1929년부터 2000년까지만 봐도 시카고 대학이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는 무려 예순여덟 명에 달한다. 1929년은 인문고전 독서교육의 광신도라고 할 수 있는 로버트 허친스가 시카고 대학교 제5대 총장에 취임한 해다. 또한 세계의 위인에 대한 고전 100권을 달달 외울 정도로 읽지 않은 학생은 졸업시키지 않는다는, 대학 4년 교육과정의 대부분을 인문고전 독서에 할애한 시카고 플랜이 시작된 해다.

빈민들을 위한 인문고전 독서교육 프로그램인 클레멘트 코스의 창시자 얼 쇼리스는 시카고 대학 출신으로 시카고 플랜의 혜택을 받은 사람이다. 그는 희망의 인문학에서 로버트 허친스 총장의 인문고전 교육을 극찬했다. 그가 창시한 클레멘트 코스를 수료한 거의 모든 수강생이 정규대학에 진학했거나 취업에 성공했다.

치원 황상, 연암 박지원, 뉴턴, 처칠, 에디슨, 세이트존스 대학, 시카고 대학, 마바 콜린스, 클레멘트 코스의 사례가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문맹을 천재로 만든다.

  2.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지능이 낮은 아이를 천재로 변화시킨다.

  3.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평범한 학생을 아이비리그 졸업생보다 뛰어난 인재로 만든다.

  4.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둔재를 노벨상 수상자로 만든다.

  5.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학습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지적으로 성장시킨다.

  6.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어떠한 희망도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철학고전 독서가 일으킨 '물음표' 혁명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무려 20년 가까이 교육을 시키고도 지적으로 무능력한 인간을 만드는 우리나라 교육이 변화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물음표 교육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세계 인구의 0.2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전체 노벨상 수상자의 22퍼센트를 배출해낸 유대인 교육처럼 말이다. 인문고전 독서교육 중 철학고전 독서교육은 학생들 스스로 지식의 근본원리, 즉 지혜에 도달할 때까지 왜?라고 묻게 만든다.

저자는 초등학교 교사 시절 문제안 반 아이들에게 플라톤, 장자, 손자 등을 읽히고 생각해보고 필사하게 했다. 그러자 전체 반 중 전교 일등을 했다. (자세한 내용 『성공하는 아이에게는 미래형 커리큘럼이 있다』 , 『피노키오 상담실 이야기』 ) 반이 만들어냈던 공부기적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철학 고전독서 였다. 가장 큰 변화는 수업 시간에 일어났다. 놀랍게도 지난 몇 년 동안 수업 시간에 왜?라는 질문을 단 한번도 던져본 적 없던 아이들이 왜?라고 묻기 시작했다. 그것도 집요하게, 아니 탐욕스럽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아이들은 마치 지식의 끝을 보려고 하는 광적인 학자처럼 굴었다.

지식의 근원을 파헤치고자 하는 왜?라는 질문으로 채워진 수업을 몇 번 겪고 나자 아이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습관이 생겼다. 그것도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자신의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하는 일념 아래 적게는 몇 권 많게는 십수 권의 책을 마치 지적 전투를 치르듯 빠르고 강렬하게 읽는 독서법을 구사했다.

논술을 위한 인문고전 독서는 하지 마라

오늘날에 논술시험 공부의 정석을 깨뜨린 인물이 있다 단국대학교 이해명 교수다. 그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했다.

  • 초등학교 5~6학년

    『명심보감』, 『논어』 『맹자』를 한문 원전을 모두 필사하면서 외우는 방식으로 읽혔다.

  • 중학교

    장자의 『장자』, 사마천의 『사기열전』,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오디세이아』, 볼테르의 『영국인에 관한 서한』,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등을 원서로 읽혔다.

  • 고등학교

    플라톤의 『국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루소의 『사회계약론』, 셰익스피어의 『희곡집』, 괴테의 『파우스트』, 마르크스의 『자본론』,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등을 원서로 읽혔다.

이해명 교수는 저서 『이제는 아버지가 나서야 한다』에서 더욱 놀라운 사실들을 알려준다.

인문고전 독서교육의 목적을 대학 입학에 두지 마라. 독서의 목적을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두기 바란다. 그것은 아이의 두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경지다. 평범한 아이를 세종, 이순신, 정약용, 박지원, 허준, 김구, 레오나르도 다 빈치, 처칠, 에디슨, 아인슈타인 같은 인물로 키워내는 경지다.

이지성의 인문고전 독서는 두뇌의 근본적인 변화를 목적으로 한다. 변화는 단 한 페이지를 넘기는 데 하루 혹은 일주일 이상의 노력을 요하는 어려운 책들을 읽음으로써 이루어진다. 즉 자신보다 몇십 배 또는 몇백 배 높은 사고 능력을 가진 천재와 씨름하는 과정에서 얻어진다. 그래서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전통적으로 원전을 읽게 한다. 그리스어로 쓰인 고전은 그리스어를 배워서 읽게 하고 라틴어로 쓰인 고전은 라틴어를 배워서 읽게 한다.

<이지성 인문고전 독서의 구체적인 방법론>

  1. 통독하라 : 통독은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내리 읽는 것을 뜻한다. 통독을 할 때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나오더라도 그냥 넘어가라.

  2. 정독하라 : 아무리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나오더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져라. 두뇌의 변화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3. 필사하라 : 원칙적으로는 책 전체를 필사하지만 정독을 하면서 밑줄을 그어둔 부분만 필사해도 괜찮다.

  4. 자신만의 의견을 가져라 : 자신의 의견을 갖는 것, 이는 모든 독서의 목적이다.

  5. 인문고전 연구가와 토론하라 : 인문고전 독서토론을 하고 싶다면 인문고전 연구가와 하라. 인문고전 연구가들을 만나려면 그들이 주최하는 고전강독 모임 등에 나가면 된다.

마지막으로 이지성이 제시한 독서교육의 틀에 얽매이지 말라. 인문고전 독서교육의 본질은 두뇌의 혁명적인 변화이다. 변화는 독서교육의 틀을 열심히 잘 따른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열정과 사랑을 통해서 얻어지다. 자신이 얼마만큼 치열하게 책을 읽었는가, 즉 최고의 인문고전 독서교육의 노하우는 당신의 두뇌와 심장 속에 있다.

'행복한' 천재, 인문고전 독서에 답이 있다.

인간의 모든 것이 그렇듯 인문고전 독서교육에도 결함이 있다. 앞서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통해 천재의 반열에 올라선 존 스튜어트 밀, 노버트 위너, 윌리엄 제임스 사이디스는 인문고전 독서교육의 피해자 이기도 했다. 그들은 정신질환, 사회 부적응증, 자폐증, 신경쇠약, 대인기피증 등으로 고생했다. 그들이 받은 교육의 실패 요인은 다음과 같다.

  1. 과도한 교육을 받았다.

  2.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교육을 받았다.

  3. 무신론에 입각한 교육을 받았다.

카를 비테의 사례는 인문고전 독서교육의 결함이 교육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욕심에 사로잡힌 교육자에게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의 아들 카를 비테 주니어는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통해 깊은 행복감을 느꼈다. 카를 비테 주니어가 받은 교육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1. 실컷 놀면서 교육받았다.

  2. 사랑과 격려가 바탕이 된 교육을 받았다.

  3. 하나님을 경외하는 분위기에서 교육받았다.

인간의 행복을 침해하는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없어야 한다. 인문고전 독서교육의 진정한 목표는 자주적이고 행복하고 능동적인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행복하고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실시되는 인문고전 독서교육은 행복한 천재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증명했다. 행복하고 즐거운 인문고전 독서교육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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